달빛잔향 :: 국민라디오 서화숙의 3분칼럼 [14.04.18]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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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라디오 서화숙의 3분칼럼 [14.04.18]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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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인사를 하기도 송구스런 날입니다.
귀하디 귀한 생명이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까?
선박이 멈춘 사고가 터졌는데 기울어져가는 배를 두고 선장과 선원들이 먼저 도망치는 일이 어떻게 생길 수가 있습니까?
심지어 승객들에게는 한시간 넘어 움직이는 말라는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이 남아서 침착하게 안내를 했으면 승객 모두를 구조할 수 있었던 시간에 말입니다.
게다가 해상교통관제센타가 신고를 받았으면 해양경찰, 군인, 인근의 모든 구조인력이 바람처럼 달려가 구해줘야 하는데
근해에 있는 미군이 헬기 두 대를 가져와서 구조에 나선다는 것을 막기까지 했습니다.

이 나라의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줄 국가라는 시스템이 있기는 한 겁니까?
경주리조트에서 안전관리 부실로 생떼같은 청년들을 떠나보낸지 겨우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이미 4년전에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 군인 수십여명을 구조대책 미비로 잃었습니다.
구조에 나선 어민들까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나 흘렀는데 해양사고를 수습하는 대책은 여전히 엉망입니다.
아니 그 때보다 더 갈팡질팡 하느라 사고 선박인 세월호의 승선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오전에 모두 구조했다는 내용을 내놓아 구조하러 갔던 지역 어민이 되돌아왔다는 증언까지 했습니다.

사고 당일은 날이 맑아서 구조를 서둘렀다면 이처럼 실종자가 많아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전 8시 56분에 사고 신고를 받고 관제센터는 9시 6분에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퇴선준비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도 세월호는 10시 15분에야 승객들을 대피하라고 방송을 했습니다.
선장이 탈출해서 구조된 시간은 9시 50분입니다.
가장 먼저 자기가 탈출할 때까지 승객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선장이 가장 사악하지만 현장에 당도한 해경은 왜 제대로 구조를 못했습니까?
이미 9시 6분에 배를 떠나도록 지시했는데 배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면,
배 안으로 들어가는 대책을 서둘러 세웠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즉시, 군인과 해양경찰 전문인력이 긴급구조에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숨) 수 많은 그랬더라면이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뉴스를 보는 이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가족들은 오죽할까요?
구조된 승객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쩌면 평생 가슴에 묻고 (울먹임을 참는 목소리)
끊임없이 왜 그 때 그걸 못했느냐고 눈물 속에 되물을 겁니다.
구조대가 갈테니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던 가족은 또 어떤 심경이겠습니까?
저라도 그 상황이면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그들에게는 시키는대로 따를 수 있는 이들이 없었습니다.
그건 그들의 잘못도 아니고 말한 가족의 잘못도 아닌데도 그 가족은 내내 자기가 한 말을 곱씹으며 살지도 모릅니다.
선한 의지를 믿었다는 이유로 자책해야 하는 사회라니 얼마나 미개합니까?

1994년에 294명이 세상을 떠난 서해 페리호 침몰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적어도 선장이 도망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민소득이 2만6천 달러에 이르러 선진국 대열이라는 지금 여객선 선장이 승객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는데도,
승객 중 대다수가 어린 학생들인데도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을 쳤습니다.
책임자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숨)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마거릿 레비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동의 규칙을 지키게 되는가를 연구한 결과,
납세자는 통치가자 공동의 편익을 제공해주며 다른 사람들도 세금을 잘낸다는 확신이 들어야만 세금을 잘 낸다고 분석했습니다.
남들도 규칙을 지키고 협동한다고 믿어야 규칙을 지키지 자기만 규칙을 지켜서 순진한 바보가 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물며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과 각료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데 어떻게 구성원들이 규칙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겠습니까?
모두들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사회가 무너지면 희생되는 이들은 남들도 자기처럼 규칙을 믿은 한국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선진국이라고 믿은 선량한 약자들입니다.
간첩조작 사건이 나도 국정원장이 책임지지 않고, 은행에서 수천억원대 불법대출이 일어나고 개인정보가 줄줄 새도 은행장도,
카드회사 대표도, 금융감독위원장도 부처 장관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이 모든 것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똑같은 사고가 다시는 없도록 고민하기보다 피격당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핑계댈 생각에만 몰두한 결과가 지금 이 꼴입니다.
북한의 공격이라면 막지 못한 이들이 책임을 져야하는데 해군지휘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일부는 승진까지 한 이런 가치전도의 사회에서 국민 각자가 어떻게 책임을 배울 수 있을까요?

더구나 이번에 미군의 도움을 거절한 것이 천안함 때와 비슷하게 비칠까를 우려해서라는 말까지 나오니 기가 막힙니다.
어떻게 보일까가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것이 먼저 아닙니까?
그것조차 모르는 이 정붑니다.
어떤 사회도 적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지요.
사회 기강을 흔들어 놓아서 국민을 보호할 기본 시스템조차 무너뜨릴 정도라면,
그래서 질서를 지키려한 어린 학생들의 목숨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부라면
차라리 이쯤에서 대한민국을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물러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참고 : 녹취록 작성은 Youtube 구독자이신 'Anne Jung' 님이 해 주셨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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